인생이 재미없다고 느껴질 때, 무엇을 하시나요?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여행을 떠나거나 할 수 있지만, 가끔은 나와 취향이 같은 사람들을 만나 보는 것은 어떠신가요? 오늘은 현대판 살롱 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커뮤니티 플랫폼 시장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현대판 살롱 문화
살롱은 프랑스어로 ‘응접실, 사교 모임’을 의미합니다. 17세기~18세기 상류층들이 예술가와 지성인들을 초대하여 자유롭게 대화하며 어울리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녀노소, 신분에 상관없이 어울릴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취향’에 있습니다. 누구의 취향이 더 멋있는지, 더 매력적인 생각을 가지고 말하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했었는데요, 한국에서도 이러한 문화가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이가 트렌드로 떠오를 수 있었던 배경으로 개인주의의 급격한 확산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필요 이상으로 공동체를 중요시 했던 집단주의 사회에 대한 반발로 근 10년 동안 빠르게 개인주의가 확산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다시 네트워크에 대한, 서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인간의 본원적 욕구에 대한 갈망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죠.
커뮤니티 플랫폼 시장 뭐가 다를까?
이런 시대의 변화에 맞게 커뮤니티 플랫폼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커뮤니티 플랫폼은 특정 정보나 취향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여 관련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양상을 보여왔습니다.
이후 핵심은 커뮤니티 참여자를 돈 벌게 만드는 요소가 있는지에 따라 성공이 달려있습니다. 일례로 당근마켓은 이용자가 중고 상품을 판매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마켓 플레이스를 제공하여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스타트업 중에서도 트레바리, 문토 같은 커뮤니티 플랫폼은 이용자가 호스트가 되어 유로 모임을 주최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커뮤니티 플랫폼은 이용자를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에게 돈 벌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퓨처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커뮤니티 플랫폼 시장 규모는 22년 약 7,000억 원에서 2032년에는 약 3조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크게 세 유형, 네이버와 카카오와 당근마켓, 무신사, 오늘의집 같은 유니콘 기업, 마지막으로 스타트업 플레이어가 시장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문토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 문토
기존에는 네이버 카페나 밴드, 오픈채팅방,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 서비스를 이용해 오프라인 모임이나 동호회를 모집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위험성도 높고 세분화된 취향에 맞는 모임을 찾기는 어려웠습니다. 문토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세분화된 취향에 집중해 이들이 모일 수 있도록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 플랫폼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얼어붙은 스타트업 시장 상황에서도 올해 4월 52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 유치를 받으며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어떻게 문토는 시장 진입에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문토의 시장 진입 전략
대표님의 인터뷰에 따르면, 시장의 니즈가 강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지고 소속감이 약해지는 상황에서 오히려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욕구가 있었기에 문토가 성장할 수 있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나아가 개인적인 생각으로 정기적인 모임이 주가 되지 않는다는 점, 호스트가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구조에서 차별화 포인트가 있습니다. ‘소셜링’이란 일회성 모임을 제공하고, 이 모임이 괜찮다면 ‘클럽’의 형태로 정기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으로 보완하고 있어 초기 유저가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유입이 쉽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런 특징이 서비스 곳곳에서도 나타나는데, ‘개인 프로필과 추천 콘텐츠’에서 이가 잘 나타납니다.
첫째, 개인 프로필로 위험성을 완화해 주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처럼 피드도 있고, 당근마켓처럼 매너 점수와 후기로 이전 모임에 대한 히스토리를 알 수 있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활동 기록으로 신뢰도를 확인할 수 있어 소셜링 경험이 없는 유저도 쉽게 신청해 볼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유인하고 있습니다.
둘째, 추천 콘텐츠로 모임에 참여하지 않아도 여러 취향을 참고할 수 있는 읽을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이번 주말에 뭐하지?’라는 주제로 책이나 카페를 추천해 주거나, 호스트가 좋았던 여행지를 보여줍니다. 또 ‘문토에서 만난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이 취미를 갖게 된 스토리나 좋은 점들을 소개해 주면서 다른 유저에게도 참고할 수 있는, 취향 레퍼런스를 제공해 줍니다. 이렇게 모임에 대한 위험이나 뭘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초기 유저들이 자연스럽게 유입될 수 있게 되어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앞으로의 방향성은 어떻게 될까?
단기적 관점에서는 단순하지만, 어려운 방법으로 타겟 연령층과 지역 모임을 확대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2030보다 취향에 투자할 돈과 시간이 많은 4050 세대에 집중하여 그들을 위한 모임을 진행하거나, 지방 중심의 모임을 늘려 서울에 집중 구조를 확장하는 것입니다. 즉, 4050 호스트와 지역 호스트를 확보해서 모임을 늘려가는 것이 관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장기적 관점에서는 커뮤니티로 시작해 성공한 플랫폼인 무신사나 오늘의집, 당근마켓 등을 참고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문토의 다음 사업 키워드는 ‘지역’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역 모임을 확충해 나가며 공간대여 상품을 판매하거나 하는 식으로 수익모델을 확장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커뮤니티 플랫폼은 브랜드에 대한 팬덤을 확보한 이후, 그 방향성에 맞는 사업을 진행한다면 여러 기회가 있는 시장인 것 같습니다.
참고 자료
"취미로 모였다가 돈까지 번다"...진화하는 커뮤니티 플랫폼
'취향 공동체'가 뜬다...왜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로 모일까